연금수령연차를 계좌 보유기간으로 오해하는 일이 흔하다는 지적이 오늘 나왔다. 서울경제가 실은 자산관리 상담 인터뷰에서 한 시중은행 센터장은 퇴직금을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오래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절세 기간이 쌓이지 않으며, 실제로 연금을 꺼내 쓰기 시작한 시점부터 기간이 계산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데일리와 뉴스1도 퇴직연금 인출 설계를 다뤘다.
이 말의 근거가 되는 숫자가 연금수령연차다. 이 숫자 하나가 그해에 꺼낼 수 있는 금액의 상한과 붙는 세율을 동시에 정한다. 게다가 2026년 1월 1일부터는 구간이 둘에서 셋으로 늘었다. 무엇을 세는 숫자이고 언제부터 세기 시작하는지 정리한다.
연금수령연차는 무엇을 세는 숫자인가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제4항은 연금수령연차를 “최초로 연금수령할 수 있는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을 기산연차로 하여 그 다음 과세기간을 누적 합산한 연차”로 정의한다. 계좌를 만든 날도, 퇴직금이 입금된 날도 기준이 아니다.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된 해부터 세고, 이후 과세기간이 지날 때마다 하나씩 올라간다.
연금수령으로 인정받으려면 같은 조 제3항의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한다. 첫째, 가입자가 55세 이후 연금계좌취급자에게 연금수령 개시를 신청한 뒤 인출할 것. 둘째, 가입일부터 5년이 지난 뒤 인출할 것. 다만 이연퇴직소득이 계좌에 있으면 이 5년 요건은 적용되지 않는다. 셋째, 연금수령한도 이내에서 인출할 것이다.
셋째 요건이 연차와 직접 맞물린다. 한도는 과세기간 개시일 현재 연금계좌 평가액을 11에서 연금수령연차를 뺀 수로 나눈 뒤 120%를 곱해 구한다. 연차가 올라갈수록 분모가 작아져 한도가 커지고, 제4항에 따라 연차가 11년 이상이면 계산식 자체를 적용하지 않는다. 한도를 넘겨 인출한 금액은 제5항에 따라 연금외수령으로 본다.
연차가 올라가면 무엇이 달라지나
이연퇴직소득, 즉 퇴직금을 재원으로 연금을 받을 때 붙는 세율이 연차 구간에 따라 갈린다. 2026년 1월 1일 이후 연금을 수령하는 분부터는 20년을 초과해 받는 구간이 새로 생겼다. 종전에는 10년 이하 70%, 10년 초과 60%의 두 구간이었다.
표 1. 이연퇴직소득을 연금으로 받을 때 연차별 적용 (2026년 1월 1일 이후 연금 수령분 기준, 자료: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26년 개정세법 정리)
| 실제 연금수령 기간 | 퇴직소득 세액 대비 원천징수 비율 | 연금수령한도 |
|---|---|---|
| 1~10년차 | 70% | 계산식 적용 |
| 11~20년차 | 60% | 적용하지 않음 |
| 20년 초과분 | 50% | 적용하지 않음 |
표에서 왼쪽 열이 계좌 보유기간이 아니라 실제 연금수령 기간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퇴직금을 IRP에 넣어두고 개시 신청을 하지 않으면 연차는 올라가지 않는다. 오늘 기사에서 “10년 묵혀도 소용없다”고 표현한 대목이 이 지점이다.
한편 퇴직금이 아니라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을 재원으로 연금을 받을 때는 나이와 수령 방법에 따라 3.3~5.5%의 연금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재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계산이 갈리므로, 퇴직금을 받을 계좌와 세액공제용 계좌를 구분해 두면 이 구분이 단순해진다. 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는 전환금액도 세액공제 쪽 재원으로 들어간다.
2013년 3월 1일 전 가입이면 왜 6년차부터인가
시행령 제40조의2 제4항 제1호는 기산연차의 예외를 둔다. 2013년 3월 1일 전에 가입한 연금계좌는 1년차가 아니라 6년차부터 시작한다. 2013년 3월 1일 전에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람이 퇴직해 퇴직소득 전액이 새로 설정된 연금계좌로 이체되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같은 항 제2호는 연금계좌를 승계한 경우 사망일 당시 피상속인의 연차를 그대로 기산연차로 삼도록 했다.
기산연차가 다르면 첫해에 꺼낼 수 있는 금액이 두 배로 갈린다. 아래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공개한 계산 사례를 같은 산식으로 옮긴 것이다.
표 2. 기산연차에 따른 첫해 연금수령한도 (연금계좌 평가액 5억 원 가정, 원 단위, 자료: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 가입 시점 | 기산연차 | 계산 | 첫해 연금수령한도 |
|---|---|---|---|
| 2013년 3월 1일 이후 | 1년차 | 5억 ÷ (11−1) × 120% | 6,000만 |
| 2013년 3월 1일 전 | 6년차 | 5억 ÷ (11−6) × 120% | 1억 2,000만 |
후자는 6년차에서 시작하므로 5년이 지나면 11년차에 닿아 한도를 적용받지 않게 된다. 오래된 계좌일수록 한 해에 꺼낼 수 있는 금액이 크다는 뜻이지만, 세율 구간은 별개다. 세율은 실제로 연금을 받은 햇수를 따르므로 기산연차가 6년차라고 해서 세율 구간까지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다.
내 연차와 한도를 확인하려면
아래 항목을 순서대로 짚으면 자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 연금수령 개시를 신청했는가. 신청 전에는 연차가 시작되지 않는다. 55세 이후 연금계좌취급자에게 개시를 신청한 뒤 인출해야 연금수령으로 인정된다.
- 계좌에 이연퇴직소득이 있는가. 있으면 가입일부터 5년 경과 요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세액공제용 납입금만 있는 계좌라면 5년을 채워야 한다.
- 계좌를 2013년 3월 1일 전에 열었는가. 그렇다면 기산연차가 6년차다. 오래된 연금저축을 그대로 두고 있다면 이 조항에 걸리는지 금융회사에 확인해 볼 항목이다.
- 올해 평가액이 얼마인가. 한도는 개시하는 해를 빼면 매년 1월 1일 잔액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된다. 지난해 한도 계산값을 그대로 쓰면 어긋난다.
- 한도를 넘겨 꺼낼 계획이 있는가. 초과분은 연금외수령으로 보아 이연퇴직소득이면 원래 퇴직소득세율이, 세액공제분과 운용수익이면 기타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세법 개정 내용이 실제로 적용되는 시점은 항목마다 다르다. 개정안이 법이 되기까지의 단계는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거치는 과정에, 같은 개정이라도 적용 기준일이 갈리는 사례는 월세 세액공제가 언제 낸 월세부터 적용되는지에 정리해 두었다.
정리하면
연금수령연차는 계좌에 돈을 둔 기간이 아니라 연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된 해부터 세는 숫자다. 이 숫자가 그해 연금수령한도와 이연퇴직소득에 붙는 원천징수 비율을 함께 정한다. 2026년 1월 1일 이후 수령분부터는 1~10년차 70%, 11~20년차 60%, 20년 초과분 50%의 세 구간이고, 2013년 3월 1일 전에 가입한 계좌는 1년차가 아니라 6년차에서 출발한다. 이 글의 세율과 조문은 2026년 9월 12일 기준이며, 개인의 계좌 구성과 적용 여부는 가입한 금융회사나 세무 상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
- https://www.nhis.or.kr/lm/lmxsrv/law/lawLinkContentView.do?SEQ=393&LINKCODE=c004000200
- https://investpension.miraeasset.com/contents/view.do?idx=25311
- https://investpension.miraeasset.com/contents/view.do?idx=13934
- https://v.daum.net/v/20260912092451125